‘이재용 복권’과 글로벌 반도체 전쟁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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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복권’과 글로벌 반도체 전쟁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2.08.16 11: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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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구반문촉’(扣盤捫燭). 소동파의 글, 일유(日喩)가 출전으로 시각장애인이 쟁반과 초를 보고 태양을 생각했다는 고사성어다. 한마디로 세상일을 잘 알지 못한다는 의미다. 정보와 지식이 늘어가고 사건의 연결점이 증가하는 네트워크 세상에서 엔트로피가 폭발하고 미래는 더욱 난해해져 간다. 80억까지 인구가 늘어난 지구촌은 지난 40여 년간 다양한 사회, 문화, 정치적 배경을 가진 국가, 기업들이 단일 경제 효율성으로 묶여 상호 반응을 주고받으며 성장했다. 이제는 지구 한 편의 경제적 이해가 반대편의 정치적 사건으로 파급하는 세상이다. 보이는 것이 내가 아는 그것이 아닌 세상이다.

법무부가 8·15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정부는 중소기업·소상공인 등 서민생계형 형사범, 주요 경제인, 노사 관계자, 특별 배려 수형자 등 1693명을 특별사면했고, 아울러 행정제재 대상자 59만3509명의 특별감면과 모범수 649명의 가석방도 함께 실시했다. 특히, 정부는 범국가적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인 기술투자와 고용 창출로 국가의 성장동력을 주도하는 주요 경제인을 엄선하여 사면대상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과연 법무부 설명대로 사면 동기와 앞으로 전개할 결과가 단순할까?

8·15 특별사면 내용에 삼성, 롯데 등 재벌 총수 사면이 포함된 것을 놓고 국내 언론은 예년과 같이 심각한 경제 위기가 예상되는 시점에 당연하다는 아부성 시각과 영원히 반복할 것 같은 재벌에 대한 특혜가 또 반복됐다는 상투적인 내용을 대부분 다뤘다. 그러나 주요 외신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복권 소식에 초점을 두고 특별사면 기사를 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기사 제목은 <삼성 리더 이재용이 뇌물죄에 대한 대통령 복권을 받다>(Samsung Leader Jay Y Lee Receive Presidential Pardon for Bribery Conviction)였고 CNN은 <한국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삼성의 이재용을 복권하다>(South Korea pardon Samsung’s Jay Y Lee in bid to revive the economy)로 제목을 달았다. 다른 경제인들은 기분 언짢을 수 있겠지만 외신에서 보는 8·15 특사는 단연 이재용 이슈가 핵심이었다. CNBC는 18개월 복역 후 가석방된 이재용에게 이번 복권은 상징적 의미가 크며 이로써 더욱 자유롭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풀이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의 복권을 놓고 중국 친정부 성향의 언론매체인 글로벌타임스(이하 GT)는 서방 외신과는 다른 시각을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끈다. GT의 기사 제목은 <한국의 반도체 기업을 유혹하기 위해 미국이 노력 중인 가운데 주목받는 삼성 상속자의 복권 타이밍>(Timing of Samsung heir’s pardon in focus amid US’ effort to lure S. Korean Chip firms)이었다. 금요일의 복권은 이재용의 삼성 승계작업에 길을 열어주는 것으로, 이재용은 중국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투자를 몰아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라고 봤다. 미국이 칩4 동맹을 추진하며 삼성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인 가운데, 이번 조치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GT에 따르면 정치적 공작(political operation)을 해서라도 미국은 삼성을 유치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을 수 있다는 추정인데, 실제로 미국은 한국 정부에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압박했다. 지난해 5월 한국주재 미 상공회의소 의장은 이 부회장의 사면을 문재인정부에 요청했는데 삼성은 6월 170억달러의 미국 투자를 발표했으며, 11월 현지 파운드리 공장 부지 선정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방한 때 평택 삼성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자료=한국수출입은행
/자료=한국수출입은행

미국은 중국에 맞서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양당이 합심하여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반도체 시장은 설계 전문(팹리스), 제조 전문(파운드리), 종합, 후공정 등 복잡한 산업구조로 되어 있다.

이 가운데 고부가가치인 팹리스는 미국과 타이완이, 제조는 타이완, 한국 등 아시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소비 시장과 비교해 반도체 자급률이 낮은 중국은 2014년 <국가 반도체 산업 발전 추진 가이드>, 2015년 <중국제조 2025>를 발표했고, 2018년 중국이 2019년을 반도체 굴기 원년으로 선포한 이후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확산했다.

/자료=산업연구원
/자료=산업연구원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다양한 방법으로 제재해왔는데 지난 7월에는 527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산업 지원법안(CHIPS)이 상원에 이어 하원을 통과했다. 주요 내용은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신·증설, 장비 현대화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25% 투자세액 공제를 한다는 것이다. 지원 조건은 10년간 중국 등 비우호국에 반도체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이다. 미국은 삼성뿐 아니라 SK하이닉스도 유치하기 위해 압박 중인데, SK하이닉스는 바이든 방한 때 220억달러의 반도체 패키징 공정 등 미국 신규 투자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한국 정부는 중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추진하는 칩4 동의 예비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한중 외무 회담에서 밝혔다. 여러 가지 정황이 전방위적인 미국 정부의 압박이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가운데, GT의 추정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전쟁이 미국 반도체 국가 전략에 발 담그고 있는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의 복권 결정에 영향력을 미쳤을 것이고, 한·미 동맹에 비중을 크게 두고 있는 현 정부는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모두 문서화하지 않는 외교 행위이므로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재벌이 해외 정치 권력을 움직여 사주의 경영승계 목적을 달성할 수도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남기는 사건으로 볼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삼성물산 부당 합병과 삼성바이오 분식 회계 등 굵직한 재판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남아 있는데, 이들 사건의 결과에도 어떠한 국제적 역학이 작용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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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기 2022-08-16 11:34:32
마약쟁이 이재용을 다시 감옥으로 보내주세요
삼성전자 베트남법인 현지채용 한국인근로자에 갑질, 언어폭력을 일삼고 개선에 응하지 않고
한국인 근로자를 억압하고 자신의 배를 불리는 악덕기업주 이재용
- 주요 내용
1. 부당해고 : 입사 설명회 시 정년 보장 약속 하였음
☞ 그러나 매년 몇 명씩 퇴사 조치하고 있음, 언제 해고 될 지 모르는 상태 근무하고 있음
2. 주말(토,일) 강제 출근 요청에 의한 강제노동으로 주말 휴식 미 보장
☞ 쉬는 토요일 강제 근무시키고 특근비 미 지급
3. 주재원과 현지채용 한국인과는 갑과 을의 관계로 갑질 만연 : 신 노예제도라 할 수 있음
☞ 화가 났을 때 언어 폭력 및 자신과 맞지 않으면 부당해고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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