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전 거래일보다 4579억원 줄어 20조6862억65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것’의 잔액이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합니다. 이것은 증권회사가 투자자로부터 주식거래 결제 대금을 빌려주는 ‘신용융자’입니다. 주식 시장이 그만큼 부진하다는 방증입니다. 특히 신용융자를 갚지 못해 주식을 강제로 처분당한 ‘반대매매’ 금액은 이날 30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틀 연속 300억원대를 기록한 것입니다.
이처럼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걱정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 강화를 부르짖고 나섰습니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17일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주식시장 투자자 보호 강화 세미나>에서 투자자 보호와 공정한 시장 조성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매도 손질’이라고 한목소리를 냅니다.
김 부위원장은 세미나에서 먼저 “최근 우리 자본시장에서 제기된 일련의 이슈들을 보면 내부자의 지분 대량 매도로 인한 시장충격 최소화, 대주주 지분 인수를 통한 경영권 변경 시 소액주주의 권리 보호, 다수 투자자에 피해를 주는 불공정거래행위 근절과 같이 공정하고 투명한 자본시장에 대한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유권과 지배권, 경영권이 분리된 주식회사의 특성상 경영진, 지배주주, 소액주주, 외부 이해관계자 등 회사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에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라며 “소액주주 등 투자자를 보호하고 이해관계자 간 조정과 균형을 도모하는 ‘공정한 자본시장 조성’에 관한 논의는 마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주제”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이어 윤석열정부가 지난 16일 내놓은 자본시장 분야 국정과제 가운데 ‘세 가지’를 강조했습니다. ▲회사 내부자의 주식 매도 시 처분계획에 대해 사전 공시 ▲주식 양수도에 의한 경영권 변경 시 피인수기업 소액주주에 대한 보호장치 마련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입니다.
김 부위원장은 특히 “영국, EU, 일본 등 해외에서는 의무공개매수 제도를 통해 소액주주에게도 매각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라며 “우리 실정에 맞는 제도 도입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의무공개매수’란 일정 비율 이상 지분을 취득해 경영권을 인수하려는 자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을 공개 매수하도록 하는 의무화한 제도입니다.
김 부위원장은 아울러 “불공정거래 조사‧수사체계를 효율적으로 개편하고 다양한 행정제재 수단을 확충해 제재의 실효성을 제고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 공매도 제도 개선, 물적분할 관련 주주 보호, 상장폐지 요건 정비 등 다양한 정책을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끝으로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막대한 시세 차익을 얻거나, 주가조작으로 가격형성을 왜곡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투자자들이 신뢰하는 투명한 시장을 조성함으로써 우리 증시의 저평가 요인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선진 자본시장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무엇보다 급한 것은 공매도 제도 손질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내놓은 투자자 보호 조치에 대해서는 강력하고 발 빠른 실천을 촉구합니다.
“다른 거는 선진국 다 벤치마킹하면서 공매도는 후진국 따라 한데? 상환기일 90일 담보비율 150프로 해라” “개미를 외인하고 기관에 맞추지 말고 반대로 해야 시장이 산다. 공매도 상환기간 정하고 불법 공매도는 벌금을 이익의 백배 때리고 시장에서 퇴출시켜라” “좋은 정책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급하고 심각한 문제는 기관, 외국인의 불법 공매도입니다. 소액 주주들에게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입히고 기업들의 가치를 무분별하게 훼손시키며 대한민국의 증시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불법 공매도를 제발 하루빨리 개선해주세요” “제발 개미도 같이 살자”.
“내부거래자. 징역 100년” “사전공지? 매집하기 겁나 쉬워지겠네” “구상만 하지 말고 실행을 빨리 하셔야죠” “(내부자 지분매각) 공시하라 하면 뭐하노. 그냥 무시하고 팔아 버려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는데” “(내부자 지분매각) 사전 말고 석 달 전 공시” “(내부자 지분매각 사전 공시) 이건 잘하는 것임. 비상장 대주주 회사에 일감 몰아줘서 주주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제일 심각한데 그건 언제 없애노?” “내부자가 매도하겠다고 공시하면 개미는 그 공시로 멘붕 오는 거랑, 다 팔고 멘붕 오는 거랑 뭐가 다를까?”.
한편 취임 6주가 지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소폭 상승했습니다. 리얼미터가 지난주(13~17일) 전국 18세 이상 2529명에 물었더니, 긍정 평가는 ‘48%’로 1주일 전과 변동이 없었습니다. 반면 부정 평가는 ‘45.4%’로 같은 기간 1.2%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부정과 긍정 평가의 차이는 2.6%포인트로, 2주째 오차범위(±1.9%포인트) 안이었습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금리, 물가, 주식 시장 등 각종 경제 지표 빨간불은 당분간 윤 대통령 국정평가 흐름을 무겁게 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부동산 영끌, 주식 빚투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크게 받을 수도권과 30대 지지율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오늘의 베스트 댓글입니다.
“IMF 때 금 모으기 운동 한 주체도 가계였듯이 우리나라의 소중한 자본시장이 어려울 때 시장을 지지하고 버팀목이 되는 건 기관도 외국인도 아닌 개인투자자입니다. 정부, 청와대, 기재부,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의 장기투자를 돕기 위한 세제 혜택,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적극적인 개혁을 추진하길 바랍니다. 엄중한 경제 상황에 낮아지는 성장률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가치를 올바로 평가하고, 기업 보유지분을 통해 미래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고, 힘든 시기에 투자한 투자자에게 보상을 하여 기업, 가계, 정부 모든 주체가 잘사는 나라를 만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