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해 3월 19일, 미래에셋증권 고객들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HTS(홈트레이딩시스템)에 접속이 되지 않아 발을 동동 구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종목을 팔아치우려는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70여 분 동안 시스템이 먹통이 된 것입니다. 이 증권사는 2017, 2018, 2019년에도 이 같은 장애사고가 발생해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습니다.
#2. 지난해 5월 20일, KB국민은행 고객들은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KB스타뱅킹)에 접속이 되지 않아 2시간 넘게 큰 불편을 겪습니다. 전산시스템 점검으로 또 접속지연 사태가 발생한 것입니다. KB국민은행은 “전산시스템 업그레이드 후 점검 과정에서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다”라며 “이용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라는 말을 되뇌었습니다.
금융권의 해킹 등 전자적 침해사고는 줄어들었지만, 서비스 지연 등 장애사고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전자금융사고는 1년 새 28건 늘어 모두 356건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전자적 침해사고(DDoS 공격, 해킹으로 인한 정보유출, 홈페이지 위변조, 악성코드감염 등)는 전년(15건)보다 줄어 6건에 그쳤습니다.
반면 장애사고(10분 이상 시스템이 지연‧중단되거나 프로그램 조작 등에 의한 금융사고)는 전년보다 37건 증가한 350건이 발생, 전체 전자금융사고의 98%를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장애사고가 급증한 것은 비대면 거래 증가 및 주식시장 활황 등에 따른 이용자 폭증이 그 이유입니다.
금융업권별로 보면, 장애사고는 금융투자 권역에서 95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자금융(85건), 은행(81건) 순이었습니다. 금투권에서는 지난해 3월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거래 등 영향으로 미래에셋증권 접속지연 사태가 대표적입니다. 전자금융업권에서는 지난해 12월 28일 네이버파이낸셜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있었습니다.
은행권에서는 간편결제, 오픈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등 신규서비스 출시 과정에서 프로그램 테스트·소스코드 제3자 검증 등 절차가 소홀해 프로그램에 오류가 발생하는 장애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이밖에 보험권에서는 프로그램 오류 및 전산 설비 장애, 기타 신용카드사 등에서는 IT 인프라 운영 실수로 인한 금융서비스 지연 사례 등이 발생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자적 침해사고 및 장애사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금융업권별로 전자금융사고 원인을 정밀 분석하여 맞춤형 사고예방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상시 평가 결과 사고 개연성이 높은 금융회사 및 전자금융업자에 대해서는 자체 감사를 통해 자율 시정을 확대하는 등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사후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