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도 부총리도 “집값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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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도 부총리도 “집값 거품”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7.2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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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가계부채가 쌓인 상황에서 1998년 외환위기 당시처럼 주택가격이 급락한다면 우리나라 경제도 크게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보고서가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지금처럼 가계부채가 쌓인 상황에서 1998년 외환위기 당시처럼 주택가격이 급락한다면 우리나라 경제도 크게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보고서가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21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또 집값 거품론을 경고한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한국은행의 보고서가 나왔다. 한은이 전날 내놓은 <주택가격 변동이 실물·물가에 미치는 영향의 비대칭성 분석>에 따르면, 지금처럼 가계부채가 쌓인 상황에서 1998년 외환위기 당시처럼 주택가격이 급락한다면 우리나라 경제도 크게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경우와 낮은 경우를 나눠 집값 하락에 따른 충격의 수준을 추정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실제 비율 분포를 고려해 75%와 40%로 나눴다.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 2~3분기 주택가격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7.7% 하락한 적이 있는데 그때와 유사한 집값 폭락 상황을 가정했다.

분석에 따르면 LTV가 75%로 높은 상황에서 2년 안에 집값이 20% 하락하는 충격이 온다면 민간소비와 고용이 같은 기간에 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LTV를 40%로 가정하면 소비 감소율은 최대 0.2% 정도로 낮아졌다. 가계부채 수준이 높을수록 주택가격 하락이 가계의 차입제약을 높이면서 소비를 더 위축시키기 때문이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최근처럼 영끌(영혼을 끌어모아)과 빚투(빚내 투자)의 영향으로 가계부채가 늘어난 상황에서 집값이 떨어지면 우리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기준 평균 LTV 비율은 46% 정도로, 75%를 초과하는 비중은 약 2%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주택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고 가격이 고평가돼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라며 "지금 같은 지속세가 계속되면 그만큼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설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동산뿐 아니라 주식, 가상자산 등 자산시장 전반에 레버리지를 통한 자금쏠림이 심화하고 있어 자산시장 관련 리스크가 더 확대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주택가격이 고점으로 조정 시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또다시 시장에 경고 시그널을 보냈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주택시장 동향을 점검한 뒤 “국내 연구기관·한국은행 등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고평가 가능성과 주택가격 조정 시 영향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어 “전 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 기간 중 집값이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상승, 향후 부동산 분야의 취약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국제결제은행(BIS) 연례보고서에 지적됐다”라며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와 기대심리 제어를 위해 주택공급 확대에 최우선 역점을 두겠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홍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도 “서울 지역의 주택가격이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높아 수요자들의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라며 집값 거품을 경고했다. 지난달 3일에는 집값 하락이 우려된다며 수요자들의 신중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도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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