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집과 없는 집, ‘이것’ 보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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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집과 없는 집, ‘이것’ 보면 안다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3.3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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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스웰, 이미지 출처=MediaSevenGetty Image
/그래픽=뉴스웰, 이미지 출처=MediaSevenGetty Image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가구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액이 지난해 최대 5배 차이가 났던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과외, 그룹과외, 학원수강, 인터넷강의 등 사교육에 참여한 학생 비율은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격차가 2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등교수업이 제한된 가운데 사교육비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학력 격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지난 9일 발표한 <2020년 초·중·고교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년보다 10.1% 감소한 28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만 따로 집계하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년보다 0.3% 증가한 43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이 전년에 비해 늘어난 가운데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사교육비 지출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사교육 비참여 학생 비율은 가구소득별로 차이를 보였다. 월 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의 학생들 가운데 사교육을 받지 않는 비율은 지난해 60.1%로 전년보다 6.5%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월 소득 800만원 이상인 가구는 19.8%로 4.4%포인트 늘었다.

사교육비 지출액을 기준으로 보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격차는 5.1배에 이르렀다. 월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는 전체 학생 1인당 50만4000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했다. 월 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는 9만9000원에 그쳤다.

지난해 월평균 가구소득이 200만원 미만이라는 것은 3인 가구 기준 최저생계비인 232만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들 가구에서 지출한 사교육비가 학생 1명당 9만9000원으로 집계된 것은 학원 수업뿐만 아니라 학습지, 인터넷 강의 등 학교 교육 외 과정에 교육비를 지출한 경우를 모두 합산해 계산한 결과다.

학교급별로는 전체 초등학생과 중학생 사교육비 지출은 줄어든 반면 고등학생 사교육비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고교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년보다 5.9% 증가한 38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고교생 중 60.7%가 사교육을 받고 있는데, 이들이 지출한 금액만 따로 계산하면 고교생 월평균 사교육비는 64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전국 고교생은 133만7000여명으로 전년보다 약 7만3000명(5.2%) 줄었지만, 사교육비 지출 규모는 되레 늘어난 것이다. 고교생 사교육비가 증가한 것은 대입정책 변동에 따른 입시 혼란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고교정보 블라인드가 시행됨에 따라 입시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고3 수험생·학부모의 불안 심리가 가중됐다.

올해부터는 서울 주요 대학들을 중심으로 정시모집 인원이 본격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지난해 고교 1~2학년 학생들의 일반교과목 사교육 참여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장홍재 교육부 학교정책과장은 “고등학교 사교육비가 늘어난 부분은 학부모들의 학업, 진학 등에 대한 불안 심리가 일부분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반면 전체 초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2만1000원으로 전년 대비 23.7%가 감소했다. 중학생은 32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3.4% 낮아졌다. 초등학생 사교육비가 크게 줄어든 이유는 코로나19 여파로 예체능 학원 사교육비가 전년보다 39%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학 과목에 대한 초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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