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첫날 급락에도… 멈춤 없는 ‘테슬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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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첫날 급락에도… 멈춤 없는 ‘테슬라 사랑’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12.22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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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이달만 1조원어치 매입… 목표주가 90달러 vs 780달러, 극과 극 전망
22일자 블룸버그의 주식 억만장자 순위. 워런 버핏은 6위에 올라 있다.
22일자 블룸버그의 주식 억만장자 순위. 워런 버핏은 6위에 올라 있다.

“내가 죽거들랑 유산의 9할은 모두 여기에 투자하라.”

2017년 5월 6일, 미국 투자회사의 주주총회 자리. 한 주주가 이 회사의 회장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아내에게 어떤 유언을 남길 건가요”. 탁월한 능력과 투자 감각으로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회장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유서에 국채 매입에 10%를 투자하고, 나머지 90%는 전부 S&P500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고 썼다”.

/자료=삼성증권
/자료=삼성증권

“자녀에게 물려주고픈 해외 종목은 이것과 이것이다.”

지난 19일 한 증권사 유튜브 채널에서는 해외 유망종목 소개와 함께 설문조사가 실시됐습니다. 3만5000명의 시청자 가운데 1만2456명이 참가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6%는 새해에 주식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꼽은 ‘자녀에게 물려주고픈 해외 주식 종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테슬라와 애플(각 19.9%) ▲아마존(7.3%) ▲구글(5.2%) ▲디즈니(2.5%).

해외 주식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관 금액은 77억1653만달러(약 8조5000억원)였습니다. 2위인 애플(27억1975만달러)과 50억달러 가까이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달 들어서만 18일 동안 테슬라 주식을 8억2632만달러(약 9100억원)어치 사들였는데, 지난달 순매수액(2억8738만달러)보다 188% 급증한 규모입니다. 여기에는 S&P500 지수 편입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투자자들은 S&P500 편입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16일 이후 테슬라 주식을 10억달러어치 사들였습니다.

하지만 테슬러 주가는 바다 건너 ‘사자’ 열풍과는 반대로 S&P500 지수 편입 첫 거래일인 21일(현지 시간) 6% 넘게 떨어졌습니다. 지난 한달여 동안 70% 가까이 뛰었고, 올해 들어서 730% 이상 폭등했지만 막상 지수 편입 첫 거래에서는 매물이 쏟아진 것입니다. 앞서 투자 분석가들의 차익 실현 전망이 맞아 떨어진 것입니다.

로버트 아노트 리서치애플리에이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보고서에서 “31년간 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을 분석했을 때 테슬라는 편입 직후 주가가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습니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토니 사코나기도 “지수 편입 이후 주가 상승률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편입일 전후 단기적인 차익 실현을 권유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테슬라 주가 추이.
테슬라 주가 추이.

이밖에도 애플이 오는 2024년을 목표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적용한 전기차 제조에 나선다는 소식도 테슬라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 테슬라 주가는 장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급락한 것입니다.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량 등 실적과 비교해 그동안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기 때문에 조만간 추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지난 10일 테슬라 주가에 대해 “극적으로(Dramatically) 과대 평가됐다”라며 12개월 목표 주가로 주당 90달러를 제시했습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테슬라 목표 주가를 455달러에서 780달러로 높였습니다. 여기에 테슬라가 단순 전기차 업체가 아닌 새로운 플랫폼 기업이라는 점을 보여주면 주가는 다시 오를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오펜하이머의 애널리스트 콜린 러시는 “테슬라 주가 상승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머지않아 1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투자의견으로 ‘아웃퍼폼(outperform)’을 제시했습니다. 테슬라 주식의 상승률이 시장 평균보다 더 클 것이라고 예측하기 때문에 매입하라는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S&P500 편입 첫 거래일 트위터에 “테슬라를 성공하게 한 모든 이들의 노력에 감사한다”라고 올렸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지난 18일 기준으로 세계 9대 자동차 기업의 시총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
일론 머스크가 S&P500 편입 첫 거래일 트위터에 “테슬라를 성공하게 한 모든 이들의 노력에 감사한다”라고 올렸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지난 18일 기준으로 세계 9대 자동차 기업의 시총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차익실현으로 외화획득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이제 조정 들어간다. 차익실현ㄱ” “나는 탈출 완료” “고수들은 이미 차익실현하고 다음 종목 물색 중~” “과유불급 소리 없이 기술적으로 빠져나와야ㅡ국내 외국인 공매도 악습에 복수 갚아야!” “대단한 한국인들. 국부 유입? ㅋㅋㅋ 멋져요. 근데 적당할 때 코스피로 돌아오셔요” “나는 680에 잘먹고 700주 떨었음. 더 오르게 될 수도 있으나 내 몫이 아닌 거라 생각함. 그러나 더 오를까?” “폭락 전 차익 실현해 외화획득 성공하시길~”.

동료애를 발휘해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기도 합니다.

“주식이 개미들 생각처럼 가면 너도나도 다 부자. 지금이 발인지 어깨인지 머리인지는 아무도 모르는겨. 저점 매수자만 웃을 뿐” “스페이스나 신규 상장시 사야지. 테슬라는 지금 사면 위험” “꼭지 같은데 ㅎ” “테슬라는 내일 60프로 빠져도 정상 아닌가?” “마 어차피 테슬라는 거품이다. 비ㅡㅌ코인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 ^^” “전기차 쉬운 게 아님 ㅋㅋ 비용 손실 어마어마하게” “전기차는 블루오션이 아니다” “앞으로 개나 소나 전기차 다 할 것이다. 엔진기술 없이 배터리만 얹으면 되는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만들기 더 쉽다” “적당히 먹었으면 나와야할 듯. 애플 구글 ms 모두 전기 자율주행차 뛰어들면 위태로울 듯. 지금도 수익 못 내는데”.

우리 주식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습니다.

“현대차 사줘” “현대차야 보고 있니? 저게 월드 클라스다. 분발하렴” “미국주식도 좋지만 수익시 세금이 세다는 것도 알아야함”.

테슬라에 부품을 공급하는 센트랄모텍 주가 추이.
테슬라에 부품을 공급하는 센트랄모텍 주가 추이.

한편 테슬라가 S&P500 편입 첫 거래를 마친 22일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테슬라 관련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테슬라에 부품을 공급하는 명신산업(009900)과 센트랄모텍(308170)은 각각 4.05, 16.74%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테슬라의 약세가 고스란히 이어진 셈입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지난 7월 자동차업계 세계 1위였던 토요타를 넘어섰습니다. 지난 18일 기준으로는 세계 9대 자동차 기업의 시총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S&P500 편입 첫 거래일 트위터에 “테슬라를 성공하게 한 모든 이들의 노력에 감사한다”라고 썼습니다. 그의 ‘감사’ 인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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