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전세난,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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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전세난, 이유 있었네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11.0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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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전국적으로 전세매물 부족으로 ‘전세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일 KB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주택거래동향 자료에 따르면 10월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191.1을 기록했다. 2001년 8월 193.7을 기록한 이후 19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으로 표현되는데,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부족’ 비중이 높음을 뜻한다.

서울의 10월 전세수급지수는 191.8로 전달(189.3)보다 2.4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5년 10월 193.8을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수도권도 194.0으로, 2013년 9월 195.0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도는 지난달(193.9)보다 1.8포인트 오른 195.7을 보였다. KB국민은행이 경기도 통계를 따로 집계한 2003년 7월 이후 역대 최고치다. 인천도 194.1로 지난달보다 5.8포인트 올랐다.

5개 광역시(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의 전세수급지수도 191.5로 5개 광역시 지수를 산출한 2013년 4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대구의 경우 197.1로, 5개 광역시 중 전세수급지수가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광주 196.1, 대전 191.0, 울산 189.9, 부산 186.4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지방의 전세수급지수 역시 184.7로, 2002년 3월 187.2 기록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충북이 190.8로, 가장 높았고, 충남 188.6, 강원 188.0, 경북 187.2, 전북 179.8, 전남 178.7, 경남 178.3 순으로 집계됐다.

경북과 경남은 전세수급지수도 조사를 시작한 2013년 4월 이후 가장 높았고, 충북, 충남, 강원은 2014∼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을, 전남은 3년 6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전북만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달(180.5)보다 전세수급지수가 0.7포인트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전세매물 품귀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주택공급 감소를 꼽고 있다.

박합수 KB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수도권에서는 인천을 제외하고 서울·경기 모두 종전보다 주택 공급이 줄고 있다”면서 “지방도 지역별 편차는 있으나 큰 틀에서는 감소 추세다. 아파트 공급 감소는 전세가격 불안으로 나타난다. 문제는 내년으로 갈수록 더 줄기 때문에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주택가격 급등에 따른 연쇄적인 상승현상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주택가격이 오르면서 전세가격도 덩달아 키 맞추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부과하는 ‘보유세 중과’의 부작용도 요인으로 꼽힌다. 집주인이 보유세 중과 분을 세입자에게 전가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합수 전문위원은 “부동산 세금이 오르면 그 금액이 집값에 반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그 부담을 세입자에게 떠넘기려 한다”면서 “물론 2021년에 부과될 종합부동산세는 세입자에게 일부 전가한다고 해결될 수준은 아니다. 2020년보다 대략 2배 이상 인상을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합수 전문위원은 전세난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급 확대라고 단언했다. 그는 “정부의 역할은 저소득층 주거안정이므로 공공임대 등의 공급 확충도 필요하다”며 “서울 도심지역은 재건축 등 규제 완화를 통해 정비사업 추진 속도를 높여야 한다. 다양한 분야의 공급에 굴곡이 없도록 늘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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