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날리고 수수료가 730억… 한국투자‘손실’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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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날리고 수수료가 730억… 한국투자‘손실’공사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10.19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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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하락. /사진=픽사베이
주가 하락. /사진=픽사베이

한국투자공사(KIC)가 미국의 대마 관련 회사에 투자했다가 1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자료와 한국투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정 의원은 미국 시장에 상장된 대마업체인 캐노피 그로스(Canopy Growth)와 오로라 카나비스(Aurora Cannabis), 크로노스 그룹(Cronos Group)에 한국투자공사는 2년간 약 200억원을 투자했다 반토막이 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애초 한국투자공사는 지난 12일 나랏돈으로 대마 관련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국민의 법 감정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사회책임투자 차원이며, 대마업체 주식에서 이익이 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 의원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는 한국투자공사 주장과는 달랐다. 한국투자공사가 가장 많이 투자한 캐노피 그로스는 의료용 대마뿐만 아니라 여가용 대마(Recreational cannabis)도 생산한다.

한국투자공사는 지난해 1분기 약 1800만달러(약 200억원)를 투자한 뒤, 주가는 계속 내려가 매입 당시 최고 50달러에서 올해 2분기 16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이런 정 의원의 분석에 한국투자공사는 손실을 인정하면서도 개별 종목의 손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성호 의원은 “국가마다 가치관과 사회적 기준이 달라 사회책임투자도 그에 맞춰 이뤄져야 한다”며 “국민의 법 감정이나 상식에 어긋나는 투자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자료=정성호 의원실(미국 증권거래위원회, KIC 제공)
/자료=정성호 의원실(미국 증권거래위원회, KIC 제공)

한편 한국투자공사가 해외주식을 직접 거래할 때 해외로 지급한 수수료도 지난 5년간 약 7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호 의원이 지난 1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투자공사는 해외주식 직접매매에 연평균 140억원 이상의 수수료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IC의 해외주식 매매주문 종류는 크게 하이터치(High Touch), 프로그램 트레이딩(Program Trading·PT), 다이렉트 마켓 액세스(Direct Market Access·DMA) 방식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단순 대량주문을 수행하는 PT방식이 가장 흔한 행태로서 전체 주문의 7할 이상을 차지한다.

KIC는 그동안 글로벌 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해외주식 매매에 국내증권사를 이용하지 않았으나 올해부터 내년까지 PT매매 비중의 10%를 국내증권사로 할당하는 한시적 쿼터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개별 종목에 대한 실시간 정보제공과 대량 크로스 매매 등 난이도가 높은 하이터치 방식에 비해 PT방식은 바스켓 단위의 단순 대량주문으로서 국내증권사도 KIC와 호흡을 맞춘다면 PT매매를 수행할 능력이 충분하다.

정 의원은 “KIC의 설립목적은 자산의 효율적 운용과 더불어 금융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며 “해외주식 매매주문에 대한 국내증권사 쿼터 확대를 통해 국내증권사의 글로벌 트레이딩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자료=정성호 의원실(KIC 제공)
/자료=정성호 의원실(KI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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