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명 줄 세운 ‘독감백신 배송’ 신성약품 김진문 [CEO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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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명 줄 세운 ‘독감백신 배송’ 신성약품 김진문 [CEO 말말말]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9.2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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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박스에 전달된 것이 문제? “아니다…아이스박스에 포장하면 냉매가 녹아 변질 가능성”
사진=인터넷커뮤니티, 김진문 신성약품 회장
사진=인터넷커뮤니티, 김진문 신성약품 회장

“백신을 아이스박스에 포장하면 오히려 냉매가 녹아 백신이 변질할 가능성이 있다. 종이박스에 백신을 담아 냉장차로 운송하면 아이스박스로 포장·운송하는 것보다 오히려 온도 유지·측정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국가필수예방접종용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이 운반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돼 접종이 보류된 사태와 관련해 김진문 신성약품 회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일각에서 신성약품이 병원에 공급한 백신이 종이박스에 담겨 전달된 것이 문제가 된 것 아니냐는 논란에 “그렇지 않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것이다.

김 회장은 또 “냉장차가 아닌 일반 트럭으로 운반할 경우엔 아이스박스에 냉매를 넣어 적정 온도를 유지해 납품하는 형태”라며 “배송업체와 계약할 때 운반 시 2~8도를 유지하는 규정을 지키도록 계약서를 작성했고 이를 어길 경우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조항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용역을 준 백신 유통 업체들이 일부 그런 실수를 했다”면서 “가령 서울에서 광주로 백신을 납품한다고 하면 11톤짜리 대형 냉장 트럭에 전주로 가는 물량까지 한꺼번에 실어 내려가는데 전주에 가면 1톤짜리 냉장 트럭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대형 트럭에서 물량을 나눠 받고, 대형 트럭은 다시 광주로 가는 물량을 또 배분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용역업체에 책임을 묻기 전에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어야 했다. 국민께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신성약품이 올해 처음 백신 유통을 맡아 미숙함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올해 처음 국가접종용 백신 유통을 맡게 된 건 처음이 맞다”면서도 “하지만 이전에도 백신 제조사에서 병원으로 백신 민간 유통 사업을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공급부터 빠르게 정상화한 뒤 정부의 처분을 달게 받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우선 백신 공급부터 빠르게 정상화한 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부분은 질병관리청의 처분을 달게 받겠다”며 “모든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잘못”이라고 했다. 그는 또 자신을 ‘죄인’이라며 백신이 든 상자를 땅바닥에 내려놓고 트럭에 옮겨 싣는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또 “질병관리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향후 대책 마련에도 성실히 임하겠다”면서 “아무쪼록 납품된 백신들이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백신 접종이 그나마 차질 없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정부가 22일부터 무료 접종하려던 독감 백신이 운반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되는 문제가 발생해 접종을 전면 보류한다고 밝혔다. 독감 백신접종사업이 2주간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질병관리청 조사에서 이번에 부실 유통된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올해 국가접종용 독감백신 1259만명분 중 최대 500만명분이 그대로 폐기될 수 있다.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면 백신의 단백질 함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신성약품도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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