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하는 시대… 상표 출원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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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 하는 시대… 상표 출원 붐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9.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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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상표출원 붐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이 줄면서 가정간편식의 상표출원이 크게 늘어난 것은 물론 금융, 자동차, 생활가전, 이커머스 등 분야를 막론하고 코로나19 이후 상표출원이 급증추세다.

통계청에 등록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정간편식 관련 상표출원은 올해 상반기에만 5149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5025건)보다 124건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증가세는 혼밥 문화 등 생활방식 변화와 코로나19로 인해 가정간편식에 대한 소비 요구가 확대됐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문삼섭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이 줄고, 가정에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개인이나 기업들이 다른 제품과 차별화하고자 하는 브랜드 전략으로 상표출원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눈에 띈다. 특허청 특허정보넷 키프리스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8월 24일 하루에만 54개의 상표등록 출원서를 제출했다. 상표 출원한 내용을 보면 ‘카뱅 AI저금통’, ‘카뱅 용돈박스’, ‘시크릿박스’, ‘오픈모임통장’ 등 기존에 출시된 금융상품 관련 출원이 주를 이뤘다. 이 외에 ‘카뱅 미’ ‘카뱅 찬스’ 등 카뱅을 활용한 신조어도 접수했다. 카뱅 미는 ‘나에게 카뱅으로 이체해’라는 의미를, 카뱅 찬스는 ‘카뱅으로 한다’ 뜻을 담고 있다.

카뱅 관계자는 “출원한 상표권들은 신규 상품 출시와는 무관하며 기존 상품인 ‘세이프박스’ ‘저금통’ 등과 관련해 유사 상품명, 상품명 불법 도용 등을 차단하기 위해 관련 단어까지 선제적으로 접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의료용 마스크 사업 등 사회공헌 사업과 관련된 상표를 대거 출원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현대기아차는 ▲SAFE MOVE ▲HAPPY MOVE ▲NEXT MOVE ▲DREAM MOVE ▲EASY MOVE ▲GREEN MOVE 등 상표출원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해당 상표들은 출원 심사를 마치고 상표 등록에 대해 불특정 다수의 이의 제기를 받는 과정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출원 신청한 SAFE MOVE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가 같은 이름의 상표를 다른 목적으로 출원해 눈에 띈다. 현대차의 경우 안전 관련 정보 서비스업, 재해 계획 및 복구 관련 기업 상담업, 교통안전 관련 교육업, 자동차를 주제로 한 놀이공원 제공업 등의 목적으로 상표출원 신청서를 냈다.

기아차는 해당 상표의 지정 상품·업무 분야를 의료용 호흡 마스크, 의료용 산소 마스크, 비의료용 방독 마스크, 방호용 마스크 등으로 신청했다.

이 외 DREAM MOVE는 창업 컨설팅업, GREEN MOVE는 환경보호 정보 제공업 및 자연생태학습장 경영업, EASY MOVE는 휠체어 리프트 제조업을 업무분야로 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에 현대차그룹의 4대 사회공헌 활동을 의미하는 ‘4대 무브’에 대한 상표 등록을 하면서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상표의 사용 목적을 폭넓게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생활가전을 생산·판매하는 위닉스는 지난 8월 28일 ‘액티브샷’을 7류와 11류로 구분해 상표출원 했다. 7류는 모터 및 엔진(육상 차량용은 제외), 기계 커플링 및 전동장치 부품, 비수동식 농기구, 자동판매기 등이다. 11류는 조명용, 가열용, 증기 발생용, 조리용, 냉각용, 건조용, 환기용, 급수용 및 위생용 장치 등이 해당된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같은 날 문방구 사업 분야의 ‘티었슈’ 상표권을 출원했다. 티었슈는 종이 및 판지, 제본 재료, 문방구 및 사무용품, 가정용 접착제, 미술용 및 제도용 재료, 플라스틱제 시트 필름 및 가방, 인쇄 활자 등을 업무로 한다.

이커머스 위메프도 ‘위메프오’를 상표 출원했다. 위메프오는 광고업, 기업 경영업, 사무 처리업, 보험업, 금융업, 부동산업, 운송업, 상품의 포장 및 보관업, 여행 알선업 등을 업무로 한다.

지자체도 상표권 출원에 동참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는 최근 골목상권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새 성장 동력 확보 등을 위해 신창동 가구거리 캐릭터 ‘장이’와 ‘롱이’의 상표를 출원했다.

이번에 상표 출원된 장이와 롱이는 신혼부부와 가구를 결합해 만든 친근한 캐릭터로, 가구거리 주 손님인 신혼부부를 형상화한 것으로, 그림지도에는 가구거리 각 매장의 특징과 함께 신창동 선사유적지, 중요시설 등이 일러스트로 담겼다.

김삼호 광산구청장은 “골목상권 브랜드는 제품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하고 지속적인 구매를 유도한다”라며 “브랜드화 사업을 쭉 이어가 골목상권 마케팅 강화를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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