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고 부풀리고… ‘가상화폐 거래소’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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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고 부풀리고… ‘가상화폐 거래소’ 수난시대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9.0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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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잇따라 검찰과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수난을 겪고 있다. 빗썸과 업비트, 코인빗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1~3위 업체들이 사기 혐의와 텔레그램 ‘박사방’ 유료 회원 색출 등 이유도 가지가지로 모두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업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빗썸 본사를 변호인 입회 하에 약 6시간 가량 압수수색하며 디지털 자료 등을 확보했다. 사기 등의 혐의다. 빗썸은 암호화폐 거래량 국내 1위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해 말 가상화폐 BXA토큰 투자자들이 이정훈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과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을 사기·횡령 혐의로 고소한데 따른 것이다.

이정훈 의장은 2018년 10월 빗썸에 BXA를 상장한다며 300억원어치의 코인을 먼저 판매했지만 실제로는 상장하지 않은 혐의다. 이 의장은 현재 사기와 재산국외도피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수서경찰서에서 시작된 이번 수사는 도중 사기 이외 혐의가 추가되면서 지능범죄수사대로 이관돼 지난 7월 말부터 관련 수사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횡령·자본시장법 위반 등 다른 혐의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빗썸은 BXA토큰을 상장하겠다고 약속했던 건 빗썸이 아닌 빗썸을 인수하려다 무산된 김병건 회장이라는 입장이다. 빗썸 관계자는 “BXA는 과거 매수 의향자(김 회장)의 추진사업이다. 절차대로 소명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26일에 거래량 3위인 코인빗에 대해서도 사기 혐의 등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코인빗은 자사 운영진이 유령 계정으로 자전거래를 통해 거래량을 부풀리고 시세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코인빗 실소유주인 최모 회장과 운영진이 다수의 ‘허무인(虛無人) 계정’을 통한 ‘자전거래’(거래소 내부 계정 간 코인을 사고파는 행위)로 거래량을 부풀리고 시세를 조작한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시세조작으로 실현된 코인빗의 부당수익 규모가 최소 1000억원대가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코인빗 관계자는 “거래량을 부풀리고 코인 시세를 조작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무혐의를 입증할 것이며 허위 사실 유포자에 대한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현백 코인빗 대표는 지난달 31일 사임의사를 밝혔다.

지난 3월 13일에는 빗썸·업비트·코인원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3곳이 동시에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성착취 음란물 유포가 이뤄진 텔레그램 ‘박사방’ 유료 회원을 색출하기 위한 압수수색이다.

구속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은 성착취 음란물을 제공하는 유료 대화방을 후원금 명목으로 가상화폐 일정액을 받아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5월 10~11일에는 ‘업비트’도 사기 등 혐의로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당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서울시 강남구 업비트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회계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업비트는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서 전산상으로 있는 것처럼 ‘허위 충전’해 투자자들을 속인 혐의(사기·사전자기록등위작행사)를 받았다.

업비트 운영진 전원은 올 3월 1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검찰 측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업비트가 아이디 ‘8’에 자산을 예치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업비트가 보유하지 않은 암호화폐로 거래를 벌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편 최근 3개월(5~7월) 평균 접속자는 빗썸(411만4800명), 업비트(366만7000명), 코인빗은 (250만2000명) 순으로 규모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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