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폐점하자 골목상권도 고사했다고?”
상태바
“대형마트 폐점하자 골목상권도 고사했다고?”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8.22 13: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형마트 빠지자 주변 소상공인 매출 하락”… 조춘한 교수, 이마트 부평점 폐점 후 상권 분석에 갑론을박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지역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 출점 규제와 영업시간 제한 등 정부가 내세웠던 ‘골목상권 보호’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대형마트가 떠나자 손님이 떠나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오히려 골목상권이 고사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폐점 이후 상권 분석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대형마트 규제는 잘못”이라는 정부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원래 죽어가는 상권”이라며 정부 규제 탓이 아니라는 의견이 맞서는 등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유통학회가 최근 발표한 ‘대형유통시설이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이마트 부평점 폐점 이후 2년 동안 반경 3㎞ 대형 슈퍼마켓은 매출액이 소폭 증가했지만, 소규모 슈퍼마켓과 소매점의 매출액이 크게 하락했다.

주변 상권을 죽인다던 대형마트가 빠지고 나자 오히려 주변 소상공인과 슈퍼마켓까지 극심한 침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학교 교수팀이 지난 2018년 폐점한 이마트 부평점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가맹점 결제 데이터와 설문조사를 종합해 2년간의 상권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다.

보고서 분석 결과에 따르면 5억원 미만, 5억~10억원 미만, 20억~50억원 미만 등 소형 슈퍼마켓의 매출이 일제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5억원 미만의 소형 슈퍼마켓의 경우 전체 해당 상권에서의 매출 비중이 폐점 전 16.66%에서 폐점 이후 15.30%로 감소했다. 반면 50억원 이상의 대형 슈퍼마켓은 32.43%에서 38.34%로 증가했다. 3~6㎞의 원거리 상권에서도 5억원 미만은 매출 비중이 줄어든 반면 대형 슈퍼마켓은 35.71%에서 43.14%로 늘었다. 대형마트가 있던 상권에 집중됐던 고객이 폐점으로 인해 다른 상권으로 빠져나갔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형마트를 이용한 고객은 주변 점포를 동시에 이용하는 것으로 나왔다. 경기권 6곳의 대형마트 이용 고객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주변 점포를 동시에 이용하는 고객은 전체 이용고객의 60.86%였다. 대형마트 이용고객 10명 중 7명이 동시에 주변 점포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동시에 이용하는 업종으로는 음식점이 62.19%로 가장 높았고, 타 대형마트(30.74%), 백화점(22.61%), 의류 전문점(10.6%)이 뒤를 이었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을 함께 이용하는 비율도 10.25%로 나왔다.

이에 따라 주변 점포들의 매출액에도 긍정적 영향이 있었다. 이마트가 출점한 거주민의 내부 소비(점포 이용금액)는 큰 변화 없이 유지(0.18%)되고 있었고 여기에 외부 고객의 이용 증가로 이마트 주변 점포의 매출액(6.29%)이 늘어난 것이다. 내부 소비는 그대로 유지된 가운데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외부 고객이 몰려들면서 해당 지역의 내수 활성화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조춘한 경기과학대 교수는 “이마트 부평점이 폐점한 이후 주변 슈퍼마켓을 규모별로 분석한 결과, 인근 대형마트와 원거리에 있는 슈퍼마켓은 매출액이 증가했다”면서 “반면 (이마트 부평점) 인근에 있던 슈퍼마켓은 매출이 감소하는 피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마트의 폐점으로 주변 상권은 침체한 반면 다른 대형마트이거나 다른 지역 소상공인이라는 설명이다.

누리꾼들도 정부의 골목상권 활성화 명목으로 내세운 대형마트 규제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골목상권보호라는 이유로 대형마트 출점을 제한한 정책은 허구였다는 것이 증명된거구나” “한달에 2번 일요일 휴무하는거 너무 웃기다” “구경하며 주변도 구경 하는데 마트가 죽으면 구경거리가 없으니...더 안나가게 되지요” “진짜 대형마트 규제보다는 시대가 발전한 만큼 온라인 오프라인 경쟁하도록 해야지..대형마트 폐점하면 실업자도 속출함” “대형마트 규제는 참 어리석은 방법이다” “보통 대형마트가는 길에 마트에 없는 물건이나 과일 생선사러 시장가는 거지 전통시장에 일부러 찾아가는 사람들 거의 없다”

반면 지역 상권이 죽은 건 꼭 대형마트 폐점이 원인이 아니라는 반론도 나온다.

“대형마트가 폐점할 정도면 원래 그 상권 자체가 죽어가는 상권이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이 연구는 인과 관계가 잘못되지 않았나 싶음. 상권이 안 좋으니 폐점을 했을테고 그러다보니 주변 상권도 덩달아 안 좋아졌다고 보임” “대형마트가 폐점하는 이유가 주변 상권이 죽어가기 때문이겠지. 장사 잘되는 매장을 폐점하겠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