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미뤄지고 카드빚은 미루고… 20대 ‘리볼빙’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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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미뤄지고 카드빚은 미루고… 20대 ‘리볼빙’ 어쩌나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8.10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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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사진=픽사베이
카드. /사진=픽사베이

20대 연령층의 신용카드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 이월잔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모든 연령대 중 가장 큰 증가폭으로 특히 청년 취업률이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피부로 느끼는 채무 부담감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아 10일 공개한 4대 신용카드사(신한·삼성·현대·국민카드)의 리볼빙 이월 잔액 현황에 따르면 리볼빙의 전체 이월잔액은 2017년 5월 3620억원에서 3년 만에 4265억원으로 17.8% 늘었다.

/자료=금융감독원(4개 신용카드사 취합), 장혜영 의원실 재가공
/자료=금융감독원(4개 신용카드사 취합), 장혜영 의원실 재가공

연령대별로는 20대의 잔액 증가폭이 87%로 가장 컸다. 같은 기간 20대의 리볼빙 잔액 규모는 178억원에서 332억원으로 늘었는데, 지난해 8월부터는 60대 이상 고령층의 리볼빙 잔액 규모를 넘어섰다.

30대의 리볼빙 잔액도 같은 기간 16.6% 늘어났다. 올해 5월 말 기준 잔액규모는 1244억원에 달해 40대(1498억 원)에 이어 두번째로 컸다.

신용카드 리볼빙은 카드 대금이나 현금서비스 대금을 전액 납부하는 것이 어려울 경우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일시적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나, 수수료가 최대 20%를 넘어 자칫 가계 경제에 심각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장 의원은 지난 3년간 신용카드 숫자 및 이용실적이 10%가량 늘어난데 비해 리볼빙 잔액 증가율은 이를 웃돌아 단순 이용증가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기여건이 악화하고, 청년실업이 심화하면서 20·30대의 소득여력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신용카드 리볼빙은 가계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는 만큼 저소득·실업위기 청년들에 대한 소득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주장했다.

/자료=고용노동부
/자료=고용노동부

한편 고용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2020년 7월 노동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고용보험 자격을 취득한 29세 이하는 7월 240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7만1000명이 줄었다. 30대는 334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5만6000명 줄었다. 청년고용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반면에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고용보험 가입이 늘었다. 40대의 경우 347만5000명으로 전년대비 4000명 증가했고, 50대는 292만5000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0만2000명 늘었다. 60대 이상은 176만2000명, 전년에 비해 17만명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고용위기가 눈에 띈다. 제조업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는 351만5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6만5000명 감소했다. 7월 통계로는 2009년 7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라는 게 고용부 설명이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20~30대의 고용 위축이 심했다. 제조업 29세 이하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는 52만5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41만1000명(-7.3%) 줄었고, 30대는 97만6000명으로 40만9000명(-4%)이 감소했다. 반면 50대와 60대는 전년과 비교해 각각 0.2, 9.4% 증가했다.

고용부는 20~30대의 고용보험 가입이 줄고 있다는 점에 대해 인구 증감 효과와 코로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황보국 고용부 고용지원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근본적인 이유는 인구 증감 효과로, 20대 이하는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또 코로나 상황에서 기업들이 고용유지에 방점을 두고 대응하고 있는데, 채용이 다시 정상적으로 복귀 되지 않고 채용을 약간 줄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판단이 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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