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화들짝 놀란 '부동산 경매', 이쯤 되면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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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 화들짝 놀란 '부동산 경매', 이쯤 되면 잡힌다?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8.0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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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응찰자 수 0.9명 감소한 3.4명… 18개월 만에 최저
부동산 관련 규제 강화 가시화에 경매 입찰자 발길 끊겨
청담동 근린상가 92억1530만원 낙찰… 서울서 최고가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과열 양상을 보이던 부동산 경매시장이 정부의 연이은 규제 정책으로 주춤하는 모습이다. 6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2020년 7월 경매동향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전국 경매진행 건수는 1만2812건으로, 이중 4391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34.3%, 낙찰가율은 73.3%를 기록했고 평균응찰자 수는 3.4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법원 휴정기 이후 불붙은 시장 소화력과 법원 휴가 기간이 맞물려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1만3000건을 넘어섰던 진행건수는 이달 들어 1만2000건대로 떨어졌다. 낙찰건수 또한 전월 대비 696건 줄어든 4391건을 기록했다.

표본 수가 줄었음에도 평균응찰자 수는 전월 대비 0.9명 감소한 3.4명으로, 지난해 1월 3.5명 이후 18개월 만에 최소 인원을 기록했다.

오명원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6·17 대책과 7·10 대책을 발표하고 국회에서는 관련 입법 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등 부동산 관련 규제 강화가 가시화되자 경매 입찰 법정을 방문하는 입찰자의 발길도 뚝 끊겼다”고 해석했다.

자료=지지옥션
자료=지지옥션

수도권의 경우 낙찰률(37.2%)과 낙찰가율(80.6%)이 전월 대비 각각 3.3%p, 2.2%p 감소했다. 수도권 풍선효과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던 인천의 경우 전월 대비 낙찰률(31.8%)과 낙찰가율(74%)이 각각 10.2%p, 6.9%p 급감했다.

특히 수도권 주거시설 부문의 모든 지표가 전월 대비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낙찰률(37.4%)과 낙찰가율(95.9%)이 전월 대비 각각 3.8%p, 1.4%p 감소했다. 수도권 풍선효과의 본거지인 경기 또한 낙찰률(40.9%)이 전월 대비 4.9%p 빠졌고, 4.7명으로 집계된 평균응찰자 수는 2013년 7월(4.6명) 이후 7년 만에 4명대로 떨어졌다.

7월 수도권 주거시설 경매 진행건수는 전월 대비 135건 감소한 5799건으로, 이중 1954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전월 대비 5.5%p 감소한 33.7%를, 낙찰가율도 1.9%p 빠진 84.5%를 기록했다. 상반기 평균 6.3명을 기록하며 시장의 열기를 대변했던 평균응찰자 수는 전월 대비 1.9명 감소한 4.2명으로 2018년 11월 4.3명 이후 20개월 만에 최소 인원을 기록했다.

서울과 경기의 경우 전월 대비 진행건수와 낙찰건수가 모두 감소하면서 낙찰률은 전월 대비 소폭 감소한 37.4%와 40.9%였다. 인천의 경우 전월 대비 진행건수는 81건 증가한 반면, 낙찰건수는 42건 감소하면서 낙찰률은 15.5%p 급락한 29.3%로 조사됐다. 수도권 낙찰가율은 전월 대비 1%p 안팎의 감소세를 보였고, 평균응찰자 수는 2.2명 줄어든 4.4명으로 집계되면서 한풀 꺾인 시장 분위기를 가늠케 했다.

지역별로는 부산과 충남, 경북이 전월 대비 2%p 안팎의 변동 폭을 보이며 선방했고, 대구(43.8%)와 제주(24.6%)는 전월 대비 낙찰률이 15%p 이상 크게 감소했다. 다만, 전국적인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대전과 대구, 광주는 7월에도 주거시설 부문 전국 상위권 성적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상업시설 부문에서도 서울과 인천은 5%p 안팎의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경기의 경우 낙찰률(36.5%)과 낙찰가율(73.6%)이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다. 오명원 선임연구원은 이를 두고 “경기지역 주거시설에 대한 입찰 수요가 업무상업시설로 옮겨온 것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매 진행건수는 전월 수준인 2080건으로 이중 580건이 낙찰됐다. 지난달 30% 선을 넘어섰던 낙찰률은 전월 대비 3.5%p 내린 27.9%를 기록했고, 70% 선을 상회했던 낙찰가율도 6.4%p 감소한 65.1%로 집계됐다. 평균응찰자 수는 전월 수준인 3.1명으로 조사됐다.

지난 6월 수도권 상승세에 힘입어 업무상업시설 지표는 수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7월 수도권 성적은 서울의 낙찰가율과 인천의 낙찰률이 전월 대비 각각 6%p 이상 감소하며 부진했다. 그나마 경기는 낙찰률과 낙찰가율 모두 전월 대비 2%p 안팎의 상승세를 보이며 선방했다.

지역별로는 적은 물건 수를 유지하던 대구가 낙찰률과 낙찰가율 전국 1위 자리를 지켰다. 대전과 울산은 대형 물건이 저가 낙찰된 영향으로, 강원은 유찰을 거듭하던 물건이 감정가의 10% 미만 가격에 다수 낙찰된 영향으로 전월 대비 낙찰가율이 폭락하며 낙찰가율 부문 전국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제주와 충북은 저조한 낙찰률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충남과 전남은 전월 대비 10%p 이상 낙찰률이 크게 감소했다. 특히 광주의 경우 전월 대비 진행건수가 두 배 가량 증가한데 반해 낙찰건수는 전월 수준을 유지하면서 낙찰률이 폭락했다.

토지 경매 진행건수는 크게 줄면서 전반적인 지표는 상승보합세를 유지했다. 진행건수는 전월 대비 859건 감소한 4513건으로 이중 1695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전월 대비 2%p 오른 37.6%를, 낙찰가율은 6.6%p 오른 71.6%를 기록했다. 평균응찰자 수는 전월과 동일한 2.6명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의 낙찰률이 전월 대비 14.3%p 크게 오른 41.5%를 기록했고, 경기의 낙찰가율이 전월 대비 7.5%p 오른 77.7%를 기록하며 수도권 상승세를 견인했다. 대형 물건의 저가 낙찰로 인해 서울의 낙찰가율(44.3%)은 두 달 연속 전국 최하위에 머물렀고, 인천은 전월 대비 3%p 안팎의 감소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강원과 충남, 전남의 진행건수가 전월 대비 크게 감소하면서 전체 지표는 보합상승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토지 부문의 전라권 강세가 꾸준히 유지되는 한편 울산과 경남, 충남은 여전히 최하위권 성적을 개선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대형 물건의 고가 낙찰로 인해 토지 부문 낙찰가율 전국 1,2위를 기록했던 대구와 부산은 예년 수준의 지표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 물건 수가 적은 세종의 경우 행정수도 이전 및 개발 계획 등의 영향으로 시장의 관심이 급격히 증가했다.

한편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근린상가가 감정가의 127%인 92억1530만원에 낙찰되면서 서울 지역 최고 낙찰가를 기록했다. 2위는 마포구 동교동 소재 근린상가로 87억4390만원에 낙찰됐고, 관악구 신림동 소재 근린주택이 33억5500만원에 낙찰돼 3위에 올랐다.

송파구 장지동 소재 아파트에 31명의 응찰자가 몰려 감정가의 130%에 낙찰되면서 서울 지역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동 2위는 광진구 중곡동 소재 아파트와 중랑구 묵동 소재 아파트로 각각 25명이 입찰 경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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