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부추긴 규제… ‘패닉 바잉’ 돈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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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부추긴 규제… ‘패닉 바잉’ 돈 몰린다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8.0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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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국내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이 두 달 연속 급증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오히려 은행의 대출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치솟는 집값에 지금이라도 내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불안감을 느낀 ‘패닉 바잉(공황구매)이 몰렸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식투자용 자금, 코로나19로 인한 생계용 자금 마련 목적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끌어 쓴 것도 은행 대출 급증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7월 말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20조1992억원으로 전달보다 2조6760억원(2.28%) 늘었다.

이들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2월 1조1925억원에서 3월에는 2조2408억원으로 2배 급증했다가 4월 들어서 4975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지만 5월에 1조689억원, 6월 2조8374억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신용대출이 급증한 가장 큰 이유로 부동산이 꼽힌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7월 전국주택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은 전월 대비 1.12%가 올랐다. 이는 지난해 12월(1.24%)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 등으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담보대출이 어려워지자 주택 마련용 대출 수요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신용대출로 몰렸다는 관측이다.

7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52조8230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3672억원 늘었다.

여기에 최근 주식시장도 강세를 보이면서 빚내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동학개미’도 신용대출 증가에 일정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47조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말 약 27조원에 비해 70%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업과 휴직 등으로 소득이 줄거나 멈춘 이들도 신용대출 급증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대출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건전성을 우려한 은행들이 신용대출 한도를 낮추는 등 선제 조치에 들어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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