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과실 없는’ 보이스피싱, 금융사가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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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과실 없는’ 보이스피싱, 금융사가 배상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6.2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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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사진=픽사베이

정부가 보이스피싱(사기전화) 피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원칙적으로 금융회사에 지우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융회사가 보이스피싱 통로로 활용되는 금융인프라 운영에 책임져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고객의 고의·중과실 등을 고려해 도덕적 해이가 일어나지 않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금융회사와 고객이 피해액을 합리적으로 분담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는 24일 이 같은 내용의 ‘보이스피싱 척결 종합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을 3분기(7~9월) 중 입법 예고하고 올해 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지능화·고도화되며 피해 규모를 키우자 범정부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한 것이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는 6720억원으로 전년보다 51.3% 급증했다.

2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시연회에 참석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2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시연회에 참석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회사의 보이스피싱 예방 의무도 한층 강화한다. 금융회사는 보이스피싱을 사전에 눈치 챌 수 있는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의무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금융회사가 FDS 구축을 소홀히 해 보이스피싱이 발생하면 기존에 없던 주의·경고, 과태료 등 시정·제재 조치를 할 계획이다. 또 정부는 금융회사가 빅데이터·인공지능(AI)를 활용해 FDS를 고도화할 수 있도록 면책제도도 운영할 예정이다.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금융회의의 권한도 강화한다. 금융회사가 자체적 판단에 따라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면 해당 계좌 지급 정지를 지속할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를 명확히 한다. 보이스피싱 방지 의무가 없는 간편송금업자 등 전자금융업자도 지급정지 등과 관련해 보이스피싱 방지 의무를 져야 하고, 금융회사와 사기이용계좌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해외발신 인터넷전화가 국내전화, 일반전화의 010번호로 표시되는 변작에 대한 단속도 강화한다. 연내 시행령을 개정해 변작 의무를 위반한 사업자 과태료는 최대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한다. 특히 연내 국내개통 인터넷전화로 해외에서 발신하는 경우에도 국외발신 표시를 추진한다.

정부는 보이스피싱 경각심을 환기하기 위해 대국민 접점이 많은 대중교통, 통신대리점, 은행창구 등은 물론, TV·유튜브 채널에서도 캠페인, 공익광고 등을 송출한다. 특히 100만원 이상 입금 때 30분간 인출이나 이체가 제한되는 지연인출제도, 지연이체서비스 등은 금융회사가 24시간 운영 중인 만큼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아울러 보이스피싱 방지 경고 문자도 긴급재난문자와 같이 지속적으로 발송하기로 했다.

보이스피싱 척결 종합방안 내용. /자료=금융위원회
보이스피싱 척결 종합방안 내용. /자료=금융위원회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금융사의 책임 강화에 앞서 처벌강화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보이스피싱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사기범죄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 그러다보니 보이스피싱이 활개를 친 거고” “보이스피싱은 의도가 명확하잖아. 사형이나 무기시켜도 문제 없을거 같은데?” “돈으로 사기 치는 것들 사람 죽이는 거랑 똑같음 20년씩 때리자” “처벌을 솜방망이로 하니까 개나 소나 하지” “남의 돈 안 갚고 자식들 유학 보내고 호의호식하는 사기꾼들도 엄벌로 다스리자ㅡ1백만원 안 갚으면 1년 실형~ 1억은 10년으로 신용사회 구현하고 사기공화국 딱지 떼자!!!”.

금융사와 함께 통신사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당연히 금융사가 해야 한다. 그리고 보안도 금융사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리고 의료 사고도 병원이 밝혀야 한다. 피해자가 어떻게 의료 사고를 밝혀 낼 수 있나? 이건 불가능하다” “통신사도 넣어라” “실시간 고액이체를 막아야 근본적인 사고예방이 될 듯” “피싱 사기단이 중국 전화번호나 070을 010으로 바꿔 표시되게 한다는데 이동통신3사와 알뜰폰 사업자도 중국에서 걸려온 전화는 의무적으로 알리게 하고 위반하면 건당 과징금을 수십만원씩 물려야 중국 사기단에 돈을 뺏기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각종 피해예방 아이디어도 쏟아내고 있다.

“보이스피싱 잡겠다고 떠들 시간에 뿌리를 찾아라! 왜 추적이 어렵고 잡기가 힘든지를...신나게 줄기만 자른다고 없어질까? 생각 좀 해라....” “실시간 고액이체를 막아야 근본적인 사고예방이 될 듯” “아이돌과 연예인들이 홍보하고 예능에 한번 나오면 좀 피해가 덜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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