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성형↑… 코로나가 바꾼 ‘소비 풍속도’
상태바
영화↓ 성형↑… 코로나가 바꾼 ‘소비 풍속도’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5.22 16: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람 많이 모이는 여행사·학원 매출 줄고, 집에서 쇼핑하는 온라인 매출 늘고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의 소비풍속을 완전히 뒤바꿔놓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평소 사람들이 많이 모였던 여행사나 영화관, 테마파크, 유흥업소는 매출 피해가 심각한 반면 소비를 위해 이동이 필요 없는 인터넷 쇼핑이나 근거리 이동의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성형외과와 안과의 매출이 크게 신장했다는 것입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하나카드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최근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행태의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습니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여행 관련 업종의 피해가 가장 심각했는데요. 국내 여행사의 1분기 카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으며, 면세점은 -52%, 항공사는 –50%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절정에 달했던 3월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면세점 –88%, 여행사 -85%, 항공사가 –74% 감소하는 등 기록적인 실적 악화를 보였습니다.

실내 밀집도가 높아 휴원 권고를 받은 학원 업종과 영업 규제를 받은 유흥업도 전례 없는 실적 감소를 보였는데요. 무술도장·학원의 3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85%, 예체능 학원 –67%, 외국어 학원 –62%, 입시·보습학원이 –42%로 줄어들었습니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유흥업소의 매출도 크게 떨어졌는데요. 노래방은 –50%, 유흥·단란주점 –39%, 안마시술소는 –39%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또 실내에서 주로 서비스 되는 피부관리(-32%), 미용실(-30%)의 매출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그밖에 한식(–32%), 중식(-30%), 일식(-38%), 양식(-38%) 등 자영업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음식점 업종의 3월 매출 역시 줄었습니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특히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쇼핑 매출이 예상대로 크게 증가했는데요. 인터넷 쇼핑 이용액은 무려 41% 늘었고 홈쇼핑 매출도 19% 가량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반면 오프라인 쇼핑인 아울렛 매장(-31%), 가전제품 전문매장(-29%), 백화점(-23%), 대형마트(-17%) 등은 매출이 급감한 대신, 오프라인 중에서도 비교적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편의점(6%)과 수퍼마켓(12%)의 매출은 증가해 생필품을 근거리에서 쇼핑하는 현상이 확산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다만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전체 매출액 및 매출 건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3월 건당 평균 구매금액이 전년 같은 대비 백화점은 33%, 대형마트는 6% 증가해 매장 방문 시 한 번에 많이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집에서 요리해 먹고 집에서 술 마시는 ‘홈쿡’과 ‘홈술’ 현상도 두드러졌습니다. 정육점의 3월 매출은 26%, 농산물매장은 10% 증가하는 등 식재료를 직접 구입해 집에서 조리해 먹는 이른바 홈쿡 현상이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주점 매출이 감소한 반면, 주류전문 판매점의 매출은 오히려 증가(20%)해 술을 사와 집에서 마시는 홈술 현상이 늘어난 것도 확인됐습니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그러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영화관의 3월 매출이 –84%나 감소한데 이어 테마파크·놀이공원(–83%), 사우나·찜질방(–59%), 헬스클럽(–54%) 등도 떨어졌습니다. 또 비교적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비디오·음반(-77%), 서적(-49%)의 매출 역시 감소해 재택 기간이 늘어나도 취미 생활에 쓰는 소비는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특히 의료업종이 전반적으로 매출이 하락한 가운데 성형외과와 안과 매출은 증가해 특이현상을 보였는데요. 성형외과와 안과 매출은 각각 9%, 6% 증가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성형이나 안과 시술을 받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이외 소아과(-46%), 이비인후과(-42%), 한의원(-27%) 등 대부분의 병의원 3월 매출은 급감했습니다. 반면 공적 마스크 판매 등 약국 방문이 급증함에 따라 1분기 약국 매출도 15% 가량 늘었습니다.

한편 1분기 국산 신차(-23%)와 중고차(-22%)를 신용카드로 구매한 금액은 감소한 가운데 수입 신차 매출액은 11% 증가해 이상현상을 보였습니다. 또 대중교통을 대신할 근거리·친환경 이동 수단으로서 자전거 매출도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69% 증가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한편 보고서는 2004년 이후 매년 성장해온 신용카드 이용액의 평균 성장률을 고려할 때, 1분기 신용카드 매출의 순감소 폭은 16조~18조원 내외로 추산(체크카드 및 법인카드 제외) 된다고 밝혔습니다. 지역별 피해 규모에는 다소 편차를 보였습니다. 대구시의 1분기 카드 매출 감소율이 –17.9%로 가장 컸으며, 부산(-16.8%), 인천(-15.7%), 제주(-14.6%), 서울(-13.5%), 경기(-12.5%), 경북(-11.9%)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소비 심리가 위축돼 있고 긴급재난 지원금도 식재료 등 주로 생필품 구입에 사용될 것으로 보여 업종 전반의 매출 정상화는 당분간 쉽지 않다”면서 “특히 여행, 항공, 숙박, 레저, 유흥업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