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에서 꺼내준 남준우 대표의 ‘아들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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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에서 꺼내준 남준우 대표의 ‘아들 사랑’?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4.21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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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영업손실 등 취임 전보다 실적 악화… 당기순손실은 사상 최대 -1조3154억원
아들은 전망 밝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발령… “가라앉는 배에서 아들 꺼내준 거” 비난
남준우 사장, 임기 9개월 남은 시점에 특혜 의혹… 사측 “합법적인 절차에 따른 것”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취임 이후 지속된 실적악화로 흔들리던 삼성중공업 '남준우號'가 임기 9개월을 앞두고 남 대표의 아들 문제로 최악으로 치닫는 모양새입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삼성중공업보다 실적이 좋고 미래가 밝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아들을 전환배치하면서 사내에 잡음이 일고 있는 것인데요.

21일 업계에 따르면 남 사장의 아들(1988년생) 남모씨는 2014년 삼성그룹 신입 공채 54기로 삼성중공업에 입사해 6년간 근무하다가 4월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니어 스페셜리스트로 전환 발령났습니다. 남씨가 삼성중공업 입사 당시 아버지 남준우 사장은 같은 회사 임원이었습니다. 남준우 사장은 삼성중공업 실적이 계속 악화하자 이를 개선하라는 특명을 받고 2018년 사장으로 승진, 내년 1월 25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요.

하지만 실적은 남 사장 취임 전보다 더욱 악화하는 상황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실적이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으며 미래도 밝다는 전망입니다.

남준우 사장
남준우 사장

이 때문이었을까요. 임기를 9개월 앞두고 미래가 밝은 회사로 아들을 전환 배치한 이유가? 사내에서는 지나친 '아들 사랑'에 대한 의혹이 나오고 있는데요.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앱에는 “가라앉는 배에서 아들 꺼내준 거라고 생각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자기 퇴직 전 아들 먼저 탈출시켜주는 센스” 등 비난이 가득합니다. 삼성중공업 측은 “합법적인 절차에 따른 것으로 특혜는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삼성중공업 경영상황이 어떻길래 아들을 다른 회사로 이동까지 시켰다는 의혹을 받을까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사상 최악일 정도로 실적이 바닥을 기고 있습니다. 남준우 사장이 취임하기 전보다 악화상태입니다. 남 사장은 지난달 20일 주주총회에서 “송구스럽다”며 주주들에게 고개까지 숙였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마이너스 실적이 된 시점은 2015년입니다. 2015년 매출액은 전년보다 24.6% 줄어든 9조7144억원으로 줄어들더니 영업손실은 무려 -1조501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합니다. 당기순이익도 -1조2121억원으로 역시 적자로 돌아서며 최악으로 치닫습니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상황이 조금 나아지는 듯합니다. 매출액이 10조4142억원으로 전년보다 7.2% 성장하고 영업손실 -1472억원, 당기순손실 -1388억원으로 전년보다는 조금 나아집니다.

이것도 잠깐, 2017년부터 다시 실적이 추락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2017년 매출액은 24.1% 하락한 7조9012억원, 영업손실도 -5242억원으로 전년보다 3.5배나 늘어납니다. 당기순손실도 2.5배 증가한 -3407억원을 기록합니다.

이처럼 실적이 저조하자 2018년 1월 남준우 사장을 선임합니다. 첫 과제는 바로 ‘실적개선’입니다. 2018년에는 조금 나아지는 분위기를 보이는 듯합니다. 매출액은 5조2651억원으로 전년보다 33.4% 줄긴 했지만 영업손실 -4093억원, 당기순손실 -3882억원으로 전년보다 적자 폭이 줄어듭니다.

하지만 2019년에는 적자 폭이 더 확대되면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합니다. 매출액은 7조3497억원으로, 전년대비 39.6% 늘어납니다. 그렇지만 영업손실은 -6166억원으로 전년보다 늘어납니다. 당기순손실은 -1조3154억원으로 역대 최악입니다. 당기순손실이 -1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2015년에 이은 두번째입니다.

매출액부터 영업손실, 당기순손실 모두 남준우 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2017년보다 더 악화되는 상황을 겪습니다. 영업적자의 원인은 지난해 3분기에 드릴십 2척이 계약해지 됨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인데요.

계약 해지된 드릴십 2척은 삼성중공업이 그리스 시추선사 오션리그로부터 2013년 8월과 2014년 4월에 수주한 선박입니다. 오션리그는 지난해 트랜스오션에 인수됐으며 계약은 자동 양도됐죠. 하지만 지난해 9월 25일 트랜스오션은 삼성중공업에 드릴십 계약이행 포기 의향서를 보내왔고 결국 10월 29일 계약을 해지합니다. 이로 인해 삼성중공업이 드릴십 건조 계약금으로 받은 선수금 5억2400만달러 전액을 돌려주게 됩니다. 이 영향으로 영업적자가 커졌다는 분석입니다.

문제는 지난해 재무건전성도 악화됐다는 것인데요. 부채규모는 7조5366억원에서 8조3512억원으로, 10,8% 늘은 반면 자본규모는 6조7463억원에서 5조2489억원으로 22.2% 감소했습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111.7%에서 159.1%로, 47.4%포인트 증가한 것입니다.

삼성중공업 CI
삼성중공업 CI

남준우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LNG운반선 대규모 발주가 예정돼 있어 견고한 수주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경영정상화에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18% 늘어난 84억달러를 제시했는데요.

그렇지만 이런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옵니다. 코로나19라는 돌발악재에 사우디-러시아간 유가전쟁으로 국제유가 폭락까지 겹친 것이 원인인데요. 업계에서도 코로나19 사태 종료와 유가회복 없이는 해양플랜트 시장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삼성중공업 남준우號가 ‘안전 불감증’에 걸렸다는 오명도 쓰고 있습니다. 지난 1월 29일 한국가스기술공사 안전품질처의 삼성중공업 LNG 통합 실증설비 건설공장 현장에 대한 안전점검 결과 10여건의 지적사항이 적발된 것입니다.

남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본지키기가 일상인 일터를 만들자”며 “안전과 품질규정, 준법경영 등 기본과 원칙, 법규를 철저히 지켜 안전한 일터, 고객의 신뢰를 받는 회사로 거듭나자”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공염불이 되고 만 것입니다.

실적악화에 아들문제까지, 삼성중공업에서 마지막 남은 9개월이 남준우 사장에게는 이래저래 고달픈 시간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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