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영악화, 직원에 덤터기?… ‘당일 해고’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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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경영악화, 직원에 덤터기?… ‘당일 해고’ 공포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4.09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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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 이어 신성통상도 전화로 당일 해고 통지 논란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업의 경영에 빨간불이 들어오자 기업들이 그 책임을 직원에게 돌리는 모양새입니다.

기업들 사이에서 ‘당일 해고’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인데요. 그렇잖아도 힘든 시기에 직원들은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국산 SPA 브랜드 탑텐과 지아지오를 판매하는 신성통상이 별도의 사전 설명이나 공지도 없이 지난 7일 전화로 직원들을 무더기로 당일 해고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신성통상은 지난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일 때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의 대체재로 반사이익을 봤던 기업입니다.

직장인 익명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지난 7일 수출본부 직원 55명이 당일해고를 당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신성통상의 당일해고 사실이 알려졌는데요. 인사팀장이 공지도 없이 개인 전화로 해고통지를 한 뒤 사직서에 서명하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정리해고 대상자에는 1년이 안된 사원급에서 10년 이상 일한 직원들까지 당일 해고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직원 A씨는 “그 전화가 나한테 올지 내 동료가 받을지 모르는 그 피말리는 긴장감 속에서 안절부절 못하다가 떠나는 팀원 하나하나 배웅하고 줄 초상난 분위기”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걸 겪으면서 정말 회사에 대한 오만정은 다 떨어지더라. 근데 슬로건이 직원과 고객이 행복한 회사라니, 정말 양심 있으면 부끄러운 줄이라도 알았으면”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직원 B씨는 “10년을 넘게 일했는데 당일 통보받고 짐싸고 해외 내보내 놓고 예고도 없이 짜르고..공채라고 뽑아놓고 1년도 못채운 신입을 퇴직금 들기전에 내보내고…그 무력감이 너무 크다”고 전했습니다.

신성통상 측은 구조조정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베트남과 미얀마, 인도네시아 공장이 멈췄고, 게다가 해외 수출 길도 막힌데 따른 자구책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당일해고가 아니라 퇴직시점은 4월 30일로 잡았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전화 통보가 아니라 개별면담을 진행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인원은 수출사업부 220명 인원 가운데 약 10% 규모라고 설명합니다.

만약 당일해고든 4월 30일 해고든 이같은 일이 사실이라면 근로기준법 위반입니다. 현행법은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최소 30일 전에 해고 예고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특히 해고는 서면통보 등 서류상의 절차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전화를 통한 당일 해고는 명백한 부당해고에 해당합니다.

한편 신성통상의 지난해 실적은 좋았습니다. 하반기 매출은 전년대비 11% 늘어난 5722억원, 영업이익도 80% 증가한 39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앞서 3월에도 ‘검은사막’으로 유명한 게임사 펄어비스도 당일 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었는데요. 당시에 정치권에서도 심각한 사항으로 여기고 개인을 예고하는 등 파문이 일었습니다.

블라인드에 소속 직원 C씨는 “요즘 시대에 구멍가게 수준의 기업도 아니고 당일해고를 밥 먹듯이 한다”면서 “계약직으로 뽑고 계약 연장을 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사람 피 말리다가 하루아침에 자르는 게 일상”이라고 폭로했습니다. 또 “어제 회의한 동료가 다음날 없고 같은 팀 사우도 동료가 퇴사한걸 모르는 회사”라면서 “한 두 명이 아닌 팀 단위로 여러 곳이 당일 해고당한 듯하다. 예전부터 오전에 당일해고 통보받고 오후에 책상이 사라지는 마법 같은 회사라 소문이 자자하다”라고 비꼬았습니다.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는 “펄어비스라는 게임 개발사에 대한 제보를 받았다”며 “문제의 해결책을 찾으려면 더 많은 제보가 필요하다. 여러분과 함께 증명하겠다”며 개입할 뜻을 밝혔죠.

펄어비스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일부 권고사직은 발생할 수 있다”며 묘한 뉘앙스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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