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다린 듯… 귀신같이 억대 챙긴 효성 4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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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기다린 듯… 귀신같이 억대 챙긴 효성 4세들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4.03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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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급락장에 주식 대거 사들여
6명 모두 열살도 안돼 억대 주식부자… 주가 호황때 되팔아 수억 차익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효성그룹 4세들은 미성년자임에도 주식의 귀재들인가 봅니다. 하락장에만 귀신같이 주식을 사들였다가 주가가 오르면 처분해 수억원의 차익을 거둬들이고 있어서인데요.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 때가 그랬고,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지금이 그렇습니다.

2008년 9월에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코스피 지수는 한달 만인 10월 말에 890선까지 추락했습니다. 효성그룹 4세들은 이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효성그룹 4세들이 2008년 효성의 주주로 첫 이름을 올린 것인데요. 그 날짜가 2008년 10월 31일입니다.

그 주인공들은 창업주 故조홍제 회장의 증손자이자 조석래 명예회장의 손자인 조인영(2002년생), 조인서(2006년생), 조재호(2006년생)인데요. 각각 6세와 2세입니다. 조인영과 조인서는 조현준 회장의 장녀와 차녀이고, 조재호는 조현문 변호사(당시 부사장)의 아들입니다.

조인영과 조재호는 2008년 10월 31일 장내매수를 통해 각각 3710주(주당 2만6790원)를 사들이고, 조인서는 11월 3일 3910주(주당 2만1325원)를 매수하면서 효성그룹의 주주(각각 0.01%)로 처음 등장합니다. 이들의 나이는 당시 각각 8세와 4세입니다. 주식 매입에 들어간 돈은 1인당 1억원 가량입니다. 총 3억원 가량이 소요된 것이죠.

효성그룹 측은 “조석래 회장이 증여 차원에서 손주들에게 주식을 사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주식을 2010년 주당 11만원에 되팔아 버립니다. 이로써 이들은 각각 3억원이 넘는 차익을 남깁니다. 그리고 이들 3명은 2012년 5월 17일 주당 5만6000원대에 각각 9880주를 재차 사들입니다. 0.03%의 지분율로 다시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립니다.

조현문 변호사의 아들 조재호는 2014년 1월 16일 소유 주식 9880주를 모두 팔아버리고 효성의 주주명단에서 이름을 빼버립니다. 조 변호사가 아버지인 조석래 당시 회장에게 반기를 들고 자신과 아들의 주식을 모두 팔고 회사를 떠나면서 효성그룹과 인연을 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반면 조인영과 조인서는 2013년 4월 30일 각각 150주에 이어 2014년 7월 2일 200주, 11월 13일 100주를 잇따라 매입해 각각 1만350주까지 지분을 늘립니다. 이 두 자매는 2015년부터도 매해 지분을 늘려가는데요. 2015년 11월 19일 172주씩, 2016년 4월 15일 243주씩, 2017년 4월 6일 360주씩, 2018년 4월 12일 390주씩 매입하면서 각각 1만1515주, 지분율 0.03%까지 올려놓습니다.

그러다가 지주사체제로 전환(6월 1일)되고 주식이 재상장(7월 13일)된 지 1주일 만인 2018년 7월 20일 4523주만 남기고 6992주를 팔아버립니다.

2019년에는 도로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입니다. 4월 12일 280주를 매입한데 이어 11월 29일부터 12월 5일까지 조인영은 8500주(총 1만3303주), 조인서는 8250주(총 1만3053주)를 사들이는데요. 조현준 회장의 아들인 조재현도 11월 29일 효성 주식 977주를 매입하면서 처음으로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립니다. 이로써 조 회장의 자녀 3명 모두 효성그룹의 주주가 됩니다. 12월 5일까지 8250주를 매입하는데요. 조재현은 2012년생으로 당시 7세입니다.

조 회장의 동생 조현상 사장의 자녀들도 이때 효성 주주명단에 이름을 처음 올리는데요. 장녀 조인희(2010년생), 차녀 조수인(2012년생), 아들 조재하(2015년생)는 각각 8508주, 8401주, 8259주를 매입합니다. 당시 각각 9세, 7세, 4세입니다.

11월 29일부터 12월 5일까지 이들 6명이 사들인 주식은 40억원 규모로, 해당 자금은 조석래 명예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12월 6일부터 12월 10일까지 조인영과 조인서는 주식을 추가로 사들여 1만7333주까지 증가합니다. 지분율로 따지면 0.08%입니다. 조재현도 1만2530주(0.06%)까지 주식을 늘립니다.

조현상 사장의 자녀들인 조인의·조수인·조재하도 같은 기간 동안 각각 1만2530주까지 주식을 확대합니다.

최근 3개월 효성의 주가 추이
최근 3개월 효성의 주가 추이

올해에도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잊지 않았는데요. 3월 30일 조인영과 조인서는 각각 1310주를 매입해 총 1만8643주(0.09%), 조재현·조인희·조수인·조재하는 각각 870주를 사들여 1만3400주(0.06%)로 증가합니다. 30일 종가 기준 총 3억6600만원 규모입니다.

조석래 명예회장 손주들의 나이는 현재 최고 연장자가 18세이고 가장 어린나이는 5세입니다. 이들이 주식을 산 돈은 보유주식에 따라 받은 배당금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들이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주식은 총 8만4784주로, 지난해 주당 5000원을 배당했으니, 총 4억2393만원을 배당금으로 받았습니다.

지난해 말 8만43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효성4세 6명이 추가로 주식을 매입하던 3월 30일에 6만1300원까지 떨어진 시점인데요. 코로나19 확산에 국내 주가가 급락한 영향 때문이죠. 이 때문에 낮은 가격에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주식값이 떨어졌을 때 4세들의 지분을 늘리면 추후에 그만큼 증여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따갑습니다.

증여세를 아끼려는 주식부자들이 주식시장 하락세를 틈타 주식을 자녀들에게 대거 넘겨줬다는 비판이죠. 누리꾼들은 “기업 물려주기 위한 편법이다” “손자 손녀들에게 부를 대물림하는 것이 한국 재벌기업의 특징”이라면서 비아냥대고 있습니다.

물론 미성년자에게 주식을 넘겨주는 것이 불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너일가의 경우 주가 변동에 따른 차익과 배당금을 통한 부 축적 그리고 증여세 절세 등 자본시장에서의 공정경쟁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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