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헬스케어·수젠텍, ‘일본해’로 진단키트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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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헬스케어·수젠텍, ‘일본해’로 진단키트 수출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3.30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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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위치정보 지도 ‘일본해’·‘리앙쿠르암초’… 미코바이오메드 모기업 ‘미코’도
외교부, 오상헬스케어 수출 긴밀 협력-식약처는 수출 승인만… 정부 검증 시스템 없나?

우리나라 정부와 정부기관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 표기에 대한 검증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됩니다.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해 수출을 하거나 수출을 추진 중인 ‘오상헬스케어’와 ‘수젠텍’이 자사의 공식 홈페이지 위치정보 지도에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로 표기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해당 업체들은 우리나라 정부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출허가를 받고 수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식약처는 국가 영토에 대한 검증기관은 아니지만 역사의식과 국민정서에 민감한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 표기에 대해서 정부기관으로서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전세계 국가로부터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수출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수출용 코로나19 진단키트 이름을 독도로 하면 어떻겠냐’는 게시글이 올라와 30일 오후 2시 현재 31만39989명이 동의하는 등 국민들의 관심이 높지만 해당 업체와 우리 정부는 관심이 없는 듯한 모양새입니다.

해당 청원 게시글은 지난 25일 올라와 계속 진행 중이지만 오상헬스케어와 수젠텍은 30일 현재에도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로 표기된 지도를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버젓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영토 주권 수호 최일선에 있어야 할 외교부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상자이엘 자회사인 오상헬스케어는 식약처에 신청한 코로나19 분자진단 키트에 대한 수출허가를 18일 획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FDA에도 긴급 사용승인을 신청해 놓은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오상헬스케어 측은 이번 식약처의 수출허가는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국제적 신뢰성을 얻었다고 전했고, 그 후 26일에는 외교부의 협조를 얻어 모로코에 코로나19 진단키트 공급(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알렸습니다.

오상헬스케어 측은 “최근 외교부와 긴밀히 협력해 전세계 60여개국과 협의하던 중에 모로코와 성사가 된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앞서 오상헬스케어는 외교부의 도움으로 루마니아 국영기업과 200만명 분량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외교부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에 몰두(?)한 나머지 우리 영토에 대한 주권은 전혀 고려치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오상헬스케어는 해외 110여개국에 인플루엔자 진단키트 등 관련 제품 30여개를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동안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로 표기된 지도를 들고 해외로 진출한 것입니다.

수젠텍도 지난 25일 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에 대해 수출허가를 받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는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과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지역 총 6개국에 수출이 확정돼 1차 양산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는데요.

손미진 수젠텍 대표는 “이미 유럽CE인증을 완료한 상태로, 이번 식약처 수출허가를 통해 수젠텍은 사실상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 실질적인 수출이 가능해졌다”고 주장도 했습니다. 또 미국 FDA에 긴급사용승인 신청도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젠텍도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 표기 지도를 들고 전세계를 누빌 예정입니다.

30일 본지가 오상헬스케어와 수젠텍의 공식 홈페이지의 위치정보 지도를 확인한 결과 동해를 'Sea of Japan'으로, 독도는 ‘Liancourt Rocks’로 표기돼 있었습니다. 지도를 확대하면 Sea of Japan(East Sea)로, 일본해가 먼저 표기 됐으며, 독도는 여전히 Liancourt Rocks로 표기 됩니다.

리앙크루 암초는 1849년 독도를 처음 발견한 프랑스 포경선 리앙쿠르(Liancourt)호의 이름을 본 따 불렸던 데서 기인합니다. 문제는 리앙쿠르 암초는 일본이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기 앞서 국제사회에 한·일간 중립적 명칭을 사용한다는 핑계로 퍼뜨린 용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독도와 일본 중 가장 가까이 있는 시마네현의 5개 부속섬인 ‘니시노시 섬’, ‘나카노시마 섬’, ‘지부리 섬’, ‘마츠시마 섬’, ‘도고지 섬’은 한글을 비롯해 일본어 그리고 세부지역은 영어로 병행 표기하는 친절함도 보이고 있었습니다.

시마네현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면서 ‘다케시마(독도)의 날’을 제정해 행사까지 벌여 논란을 빚고 있는 지역이죠.

또 ‘서해’는 중국에서 부르는 명칭인 ‘Yellow Sea’(황해)로 표기하고 있었는데요. 황해는 중국이 황하(黃河)에서 유출되는 황색의 혼탁한 물질 때문에 바닷물이 누렇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해가 올바른 표현인 것이죠.

지도 하단 왼쪽에 ‘Google’, 오른쪽에는 ‘지도 데이터 ⓒ2020 Google, SK telecom’으로 표기돼 있는데, 이는 지도 서비스는 구글에서, 데이터는 SK텔레콤에서 제공한다는 의미입니다.

구글은 ‘구글 지도 글로벌 사이트’에서 일본해와 리앙크루 암초 표기가 국내외에서 논란이 일자 2012년부터 ‘구글 지도 한국 사이트’(.co.kr/maps)에는 동해와 독도로 표시되게끔 개정한 바 있는데, 오상헬스케어와 수진텍은 이를 무시하고 글로벌 사이트(.com/maps)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27일 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 검사용 분자진단키트에 대해 식약처로부터 수출허가를 받은 미코바이오메드의 모기업인 ‘미코’도 동해를 일본해로, 독도를 리앙쿠르암초로 표기하고 있었습니다.

미코바이오메드의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아프리카에 이어 유럽과 남미 각국으로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 주문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계로 진출하는 자회사의 앞길에 모기업이 장애(?)가 되고 있는 꼴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가 고통 받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진단키트가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에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태극기를 달고 전세계를 누빌 기업들이 동해와 독도가 아닌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로 표기된 지도를 달고 나간다면 무슨 망신인가요.

이를 또 검증도 없이, 아니 묵인하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는 외교부와 식약처는 우리나라 정부기관이 맞는지 묻고 싶습니다.

본지는 3.1절을 전후해 그동안 코로나19 백신과 진단키트 개발을 추진 중인 제약바이오기업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전세계 진출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의 역사의식을 되짚어본다는 의미에서 독도와 동해 표기 지도를 검증했습니다.

그 결과 대부분 기업들이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했다가 본지 기사가 나간 후 동해와 독도로 표기된 지도로 바꿨습니다. 하지만 일부 기업(GC녹십자)은 여전히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를 고집하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기업이라면 잘못된 역사의식을 가진 외국과 외국 기업에 대해서도 바로 잡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를 고집하는 기업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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