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논란, KLM항공 ‘90도 사과’에도… “불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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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논란, KLM항공 ‘90도 사과’에도… “불매 가자”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2.1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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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LM네덜란드항공
/사진=KLM네덜란드항공

KLM네덜란드항공(이하 KLM항공)이 코로나19와 관련한 한국인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90도로 허리까지 숙이며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KLM항공의 기욤 글래스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본부장, 이문정 한국지사장, 크리스 반 에르프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영업상무, 프랑수아 기우디첼리 아시아퍼시픽 사업 개발담당 등 경영진 4명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 허리 숙여 사과했다.

기욤 글래스 본부장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이번 일로 승객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라고 밝혔다.

기욤 본부장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유럽에 더 많은데, 한국 사람을 대상으로 격리하고 차별했을 리가 없다”라며 “이번 논란이 차별로 해석돼 한국 고객들에 심려를 끼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인종차별 의도가 담긴 것이 아닌 개인의 단순 실수라는 것이다. 또 “유럽에서 일부는 코로나19에 대해 아시아인들의 문제라고 여기는데 이에 매우 슬프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0일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한 인천행 KLM항공 기내 화장실에선 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를 발견한 한국인 승객 김모씨가 종이 안내문 사진을 찍고 “왜 영어 없이 한국어로만 문구가 적혀 있느냐”라고 항의하자 승무원들은 “잠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보균자 고객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결정된 사항”이라고 답했다. 이어 뒤늦게 영어 문구를 적어 넣은 후 김씨에게 되레 사진 삭제를 요청했다.

기내식. /자료사진=KLM네덜란드항공 SNS
기내식. /자료사진=KLM네덜란드항공 SNS

한편 논란의 항공기엔 총 277명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중 135명이 한국인이었다. 네덜란드 승무원 10명과 한국인 승무원 2명도 상주해 있었다.

KLM항공의 사과소식에도 누리꾼들은 여전히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다.

“글씨 보니까 외국인이 쓴 건 아닌 것 같던데 한국인 승무원이 쓴 거라면 부끄러운 줄 알아라. 이완용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홈피에 사과글 올린답시고 승무원 잘못이 아니다, 오해다라면서 말장난하더니. 웬 죄인 코스프레? 이것들이 한국민을 가지고 노나” “한번 타고 절대 안타는 항공사.. 유럽에서 미국 갈 때 내가 아마 아시안이라고 그랬는지 예약된 자리 마음대로 맨뒤쪽으로 바꿔놓고 스튜어디스 한명 바로 뒤 의자에 앉아 옆 손님하고 비행시간 내내 떠들고.. 눈치 줘도 아랑곳하지 않음. 직원들 고객서비스 의식이라곤 없음” “이 사과를 받아들이면 안 되는 게 명백한 인종차별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실수' 라고 거짓말함. 그 와중에 고개 숙이면 다 해결된다고 정치질은 배웠는지 형식적으로 머리만 조아림. 어디 유럽 변방국가 네덜란드 따위가 대한민국 국민을 차별함? 안 그래도 이번 코로나 때문에 항공사 수익도 떨어지고 관광객도 줄 텐데 불매까지 꼭 가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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