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미·모닝글로리, ‘노재팬 코묻은 돈’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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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미·모닝글로리, ‘노재팬 코묻은 돈’ 안되는 이유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2.05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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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모나미 0.69%-모닝글로리 1.85%
불매운동 반사이익으로 깜짝 실적… 배당도 두둑이 챙겨
프러스펜 3000 데스크펜/사진=모나미
프러스펜 3000 데스크펜/사진=모나미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국산 문구류인 모나미와 모닝글로리가 반사이익을 톡톡히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모나미의 경우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난해 7월 매출이 전년 같은기간 대비 274.4% 급증했고, 8월에도 1000% 이상 성장세를 보였죠. 광복절 기념으로 한정 출시된 ‘FX 153 광복절 패키지’와 ‘153 무궁화’도 초도에 소진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물론 주가도 급등세였죠.

모닝글로리도 지난해 7월에는 6월 대비 독도 지우개 및 연필 판매량이 121% 늘었으며, 리뉴얼 제품이 출시되고 독도의 날(10월 25일)이 있었던 10월에는 6월 대비 판매량이 507% 신장할 정도였습니다.

이같은 실적은 일본산제품 불매운동에 대한 반사이익과 국민들의 애국심 효과로 볼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과연 실질적으로 매출에는 얼마나 영향을 끼쳤을까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또 애국마케팅에 머물지 않고 일본 제품을 꺾기 위한 연구개발에는 얼마나 힘을 쏟았을까 사뭇 궁금해지는데요.

특히 최근에는 창립 60주년을 기념한 스페셜 에디션 ‘프러스펜 3000 데스크펜’이 20만원대의 고가로 출시돼 상술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비판의 목소리는 기술력보다는 잔기술로 가격을 부풀리는 꼼수가 아니냐는 것이죠.

실제로 수치상으로 연구개발에는 소홀한 면이 보였습니다. 모나미의 경우 연구개발비가 매출액 대비 1%도 안 됐습니다. 모닝글로리는 모나미보다는 그나마 나은 2배 정도 많았으나 1~2%대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순익은 떨어져도 배당금은 두둑이 챙겨갔더군요.

각 사 CI
각 사 CI

모나미의 2019년 3분기 누적(1~9월)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같은기간 대비 약 50억원 감소한 964억2000만원을 기록했는데, 2019년 3분기(7~9월) 매출액은 전년보다 20억원 정도 많은 315억49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극에 달하던 시기에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는 증거죠.

하지만 3분기 손실은 4억원 더 늘어난 12억60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손실이 컷던 탓일까요. 연구개발비용도 줄어들었습니다. 2019년 3분기 연구개발비용은 4억9000만원으로 전년보다 8.2% 줄었습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은 전년(0.71%)보다 줄어든 0.69%에 머물렀습니다. 연간 연구개발비도 2017년 0.81%에서 2018년 0.70%(7억900만원)로 감소했습니다. 2018년 매출액은 전년보다 2% 감소한 1352억원을 올렸습니다.

이처럼 수익이 감소함에 따라 연구개발비용까지 줄이는 마당에도 오너 주머니는 두둑이 채우고 있더군요.

최근 3년간(2016~2018년) 당기순이익은 56억원→27억원→6억원으로 급격히 줄어듭니다. 하지만 현금배당금은 13억700만원→12억9800만원→12억7800만원으로 소폭 줄어들긴 했지만 큰 변동이 없습니다. 현금배당성향은 23.33%에서 48.20% 2배 늘어나더니 2018년도에는 210.54%로 급격히 증가합니다. 송하경(13.76%) 회장 등 특수관계인은 지분(29.88%)에 따라 3년간 총 11억6000만원을 배당금으로 챙겼습니다.

여기에 송하경 회장은 등기이사로서 매년 3억원 이상씩을 급여로 받았습니다.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4000만원 선입니다.

부동산도 상당히 가지고 있더군요. 감가상각비를 제외하고 토지 351억원, 건물 27억원 구축물 8억원 등 총 386억원 상당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업계 2위인 모닝글로리도 별반 다를 게 없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보고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간(2017~2018년) 매출액은 535억원에서 514억원으로 4% 정도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18억5900만원에서 18억4200만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배당금도 2017년에 6억6720만원 지급했습니다. 배당성향은 35.88%네요. 연구개발비는 무려 16%나 줄어든 9억5000만원으로 매출액 대비 1.85%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전년 2.1에 비해 대폭 감소했습니다. 그렇지만 모나미보다는 금액상으로 약 2억원 많고 매출액 대비로도 2.6배나 많네요.

부동산 또한 창고와 공장부지로 장부금액으로 60억원 상당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에 일본제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국산인 모나미와 모닝글로리가 혜택을 받았지만 이는 애국심의 영향이었습니다. 하지만 수년간 실적을 보면 일본제품에 밀려 매년 수익이 감소세입니다. 이는 무엇 때문일까요. 품질 향상만이 살아남는 길이라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한편 우리나라 볼펜 시장은 제트스트림, 하이테크 등 일본 브랜드가 약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 제품은 고가임에도 볼 굵기가 얇고 필기감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국내 브랜드의 문구류 시장점유율은 모나미(43%), 모닝글로리(23%), 양지사(21%), 동아연필(13%) 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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